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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감성에 대하여/ 박형수 천안오성고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 2021-05-28 0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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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주변에는 ‘감성’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감성적인 카페에서 찍은 감성 사진들이 인스타에 올라오고, 옛 시절 사진을 보며 옛날한 감성에 취하기도 합니다. 휴대폰 광고는 성능을 부각하는 것이 아닌 휴대폰을 사용하는 자연스러운 장면을 소개하고, 외딴 시골의 으슥하고 낡은 공간이 감성적인 명소가 되기도 합니다. 성능과 효율이 강조되었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디자인이 주목받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감성’이라는 단어는 철학에서 굉장히 다양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복잡한 단어입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감성을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의미인 ‘이성과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인식 능력’ 혹은 ‘어떤 대상을 매개로 불러일으켜진 다양한 감정’으로 다루겠습니다.

 

어쨌든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니 이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논리적인 사고력과 함께 감성도 필요합니다. 이것은 예술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과 글을 통해서도 이 ‘감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감성적인 사람이 되면 무엇이 좋을까요? 좋아는 보이지만 무엇이 좋은지는 언뜻 생각나는 것이 없습니다. 학교에서 중요한 성적과도 크게 상관없어 보이고, 여유있는 삶에서만 부릴 수 있는 허세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감성적인 사람’이 되기를 권합니다. 우리는 감성을 통해 삶을 해석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우연히 접한 유튜브를 보고 잊고 있던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이 되살아나기도 하고, 추운 겨울날 친구와 떡볶이를 먹는 사소한 일상에서 더 큰 행복을 맛보기도 합니다. 즉 감성을 통해 나른하고 무미건조한 하루가 가슴이 두근거리는 여행이, 혹은 되돌아볼 추억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생각하는 ‘감성적인 사람이 되었을 때 좋은 점’은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반복된 일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과장한다면 기계처럼 움직이는 무미건조한 삶에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감성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감성은 학습한다기보다는 키우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감성을 키우기 위한 방법은 ‘많이 느껴보는 것’입니다. 느끼기 위해서는 매개가 필요하고, 그 매개는 우리의 삶 곳곳에 있습니다. 즉 다양한 정서의 파생은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세심하게 관찰에서 시작합니다. 이 관찰이 켜켜이 쌓이다 보면 그만큼 감성도 풍부해질 것입니다.

 

또 내가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같은 장면에서 다른 정서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시험을 앞두고는 해가 뜨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나와 나의 감정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가진 감수성의 ‘결’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시적인 감상에만 머무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순간적인 감정은 솔직하지만, 그만큼 깊이는 얕습니다. 얕은 감상에만 익숙해지다 보면 감수성의 결도 단순해지면서 ‘사랑’같은 거대하게 뒤얽힌 감정이 단순히 ‘좋다’나 ‘애매하다’로 밖에 다가오지 않습니다. 또 자세히 보면 저마다 다른 맥락 속에 놓인 감정도 대부분 비슷비슷해 보이다 보니, 끊임없이 더 새롭고 더 자극적인 것에 대한 갈증에 빠지게 됩니다.

 

따라서 감정을 ‘찍먹’만 하지 말고, 천천히 곱씹어 보면서 사골국물처럼 우러나는 담백한 정서를 만나보기 바랍니다. 이 감정들을 헤아리며 감수성에 농밀함을 더할 수 있습니다. 깊은 감수성은 비슷하다고 느꼈던 것들을 다르게 느끼게 해줍니다. 곧 다른 사람과는 달리 ‘나’를 기준으로 하는 행복을 정의할 수 있고, 오롯이 나만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감수성이 깊어질수록 가뜩이나 복잡한 삶이 더욱 피곤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지면서 기쁠 때는 더 기쁘지만, 슬플 때 더 슬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안정적이기만 한 삶은 평화롭지만, 때로는 지루합니다. 그러니 인류 역사의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평화를 깨고 악당이 출현하고, 그 악당을 무찌르며 평화를 되찾는 일을 반복해 왔나 봅니다. 처음부터 굳이 악당을 출현시키지 않았으면 될 일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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