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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케이팝! 케이뷰티! 케이한국어?/조규정교사 천안오성고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 2021-05-28 03: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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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 국어교사이다. 국어교사가 글을 쓴다는 것은 오히려 쉽지 않다. 국어교사이기 때문에 잘 쓴 글만 써야 한다는 강박이 합쳐져 점점 글을 쓰기 힘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생각을 간략하게나마 써보고자 한다.

 

2021년 현재 나는 학생들과 언어와 매체를 수업하고 있다. 언어와 매체의 내용에는 소위 말하는 문법이 포함되어 있는데 국어를 배울 때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종종 학생들이 언어와 매체 시간에 배운 내용 중에 모르는 개념과 문제를 나에게 가지고 와서 이렇게 투덜대곤 한다.

 

“한글을 알고 우리말만 잘하면 됐지, 왜 이렇게 어려운 개념을 배워서 저희를 힘들게 하세요?”, “공부를 하다 보니 예외가 너무 많아요. 왜 선조들은 똑같이 규칙을 적용하지 않았어요?”

 

분명 불규칙 현상과 함께 예외 사례 등을 공부하고 나오는 작은 투덜거림이다. 나는 언어의 특성은 시간의 흐름과 관습적으로 바뀌는 부분이 있다고 애써 애들을 달랠 뿐이다.

 

한편,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자기 전에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은 하루 중에 제일 달콤한 시간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가끔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를 너무 잘 알고 있다. 알고리즘은 재즈 음악, LOL, 음식 방송, 자동차, 아이돌을 돌고 돌아 국어와 관련된 영상을 보여주기까지 이른다. 집에서만큼은 학교 생활과 단절되고 싶은 욕구에 애써 외면하지만 제목이 주는 호기심을 결국 이기지 못해 결국 영상을 누르고 만다.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글의 우수성! 외국인들이 어려워하는 한국어?”

영상 속에는 한글의 장점과 한국어를 배울 때 겪는 어려움 등이 나열되어 있다. 외국인들이 느끼는 한국어를 배우면서 느끼는 진입장벽으로는 문법의 예외 현상과 발음 문제, 신조어나 관습에 의해 굳어진 말 등이 있었다.

 

왜 ‘7시 7분’을 ‘일곱시 일곱분’이나 ‘칠시 칠분’이라고 읽지 않는지 되묻는 외국인의 질문에 속으로 답변하기 곤혹스러웠다. 이러한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한국어의 세계화에 대해 조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외국인과 학생들은 한국어를 배우면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들은 문법을 공부하면서 기본 개념을 배우고 개념의 예외와 심화된 내용을 배우고 이를 시험 문제로 접하게 된다. 기본 개념만 배워도 어려울텐데 예외와 심화 내용을 공부해야 하고 내신과 자격증으로 인해 시험 문제로 접해야 하는 그들이 안쓰러울 뿐이다.

 

싸이, BTS, 블랙핑크 등 한국의 유명 가수들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고 미국의 유명 토크쇼에 우리나라 가수들이 나오는 건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뷰티 강대국으로 해외 유명 백화점 등에서 ‘케이뷰티’의 브랜드들이 입점할 정도이다. 케이팝과 케이뷰티는 자신들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국내를 만족시키고 나아가 세계적으로 통하는 문화와 제품을 만들었다.

 

그 결과 문화적으로, 제품적으로 한국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으며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를 바탕으로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한글과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케이팝, 케이뷰티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어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강요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한국어의 세계화와 모국어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어 문법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예외 현상의 최소화 등 장점을 개발하고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언어의 예외 줄이기 또한 이러한 노력 중 하나일 것이다. 많은 문화와 정보를 접하고 SNS로 인하여 우리에게는 많은 신조어와 유행어, 그리고 축약어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몇몇은 살아남아 국어의 예외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부분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진입장벽이 되고 결국 한국어의 갈라파고스화를 만든다고 하면 지나친 생각일까?

 

물론 모든 언어는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그 나라 실정에 맞게 바뀌는 것이 당연하다. 한국어의 세계화를 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 아니라 학생들과 외국인들이 배울 때 어려운 요소들이 있다면 그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쓰는 노력과 우리가 한국말을 쓰면서도 불필요한 예외 현상을 최소화하는 우리나라 국민의 스스로의 반성도 필요하다는 점이다.

 

나의 성씨는 ‘조’였고 한동안 카드 영문명에는 Cho라고 되어 있었다. 내 성씨를 초씨로 헷갈리지 않기 위해, 그리고 한국어의 예외를 만들지 않기 위해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Jo로 바꾸러 갈 예정이다. 한국어의 세계화에 조금이나마 일조했다는 자부심도 조금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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