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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한국어)세계화운동연합

HANGUL GLOBALIZATION MOVEMENT U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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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윤 소감문)/ 차원 있는 사람 -필리핀 바꼴 수상마을을 다녀와서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 2018-07-26 20:32:00
  • 112.218.206.2

<문석윤선생님과 필리핀 바꼴 수상마을 아이들>

 

‘배워서 남 주자’ 는 말이 있습니다. 제 목표는 선생님이 되는 것입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쳐보고 싶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한글세계화운동연합 해외선교교육단장 직을 맡고 계신 외할아버지께서 필리핀 바꼴 수상마을에 한국어교사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입니다. 7월 20일 아침입니다. 필리핀 가는 8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인천공항으로 갑니다. 한글세계화운동연합의 종사자들과 여러 선생님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필리핀으로 간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뜁니다. 한글을 필리핀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우리 일행은 마닐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비행기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산이며 강이며 뭉게구름들이 장관입니다. 마닐라 공항까지는 약 3시간 30분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마닐라 공항에 도착하니 렌터카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호텔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 겨를도 없이 우리일행은,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포장하기 시작합니다. 어머니가 가져온 연필과 공책, 그리고 송인순국장님께서 가져오신 사탕 등을 일일이 봉지에 담습니다. 300여개의 선물봉지를 준해한 후에 자유 시간을 갖습니다.

7월 21일 오전 10시에는, 바콜로시 시청 강당에서 50쌍의 합동결혼식이 진행됩니다. 한글세계화운동연합과 (사)구손평화봉사단이 주최한 결혼식입니다. 빈민촌 바꼴 수상마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서, 한꺼번에 치르는 결혼식입니다. 천여 명이 모인 결혼식장의 풍경은, 한마디로 장관입니다. 서로 반지를 끼어주고, 키스를 하고, 보듬어주고, 야단법석입니다. 한국어로 개최된 합동결혼식에 참석해 보니 가슴한가운데서부터 감동이 물결칩니다.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못하는 50가정이 이 결혼식을 통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기 위해 바꼴의 청소년 수련원으로 이동합니다. 자동차에서 내리자마자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아이들이 반겨줍니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쉽게 가르쳐줄 수 있을지 고민이 되고, 책임감이 앞섭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처음이어서 서툰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오기 전에 한글세계화운동연합에서 한국어교육과 춤과 노래 등 많은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별로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마이크를 잡고, 자음과 모음 그리고 결합 등의 순서로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ㄱ 기역 ㄲ 쌍기역 ㄴ 니은 ㄷ 디귿 ㄸ 쌍디귿 등을 가르칠 때, 아이들이 소리 내어 따라합니다.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굴리며 나에게서 부족한 것들을 배우겠다는 열정으로 채워줍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한국어를 종이위에 적으면서 적극적으로 따라와 준 아이들이 고맙습니다. 수업시간이 끝나고 나서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며 아이들을 한사람씩 안아주니까 따스함이 오롯이 느껴집니다. 할 수만 있다면 필리핀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을 한국에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한국어교육시간이 끝나고 EXID의 ‘내일해’ 라는 춤을 선보입니다. 평소에 막춤은 잘 추었지만 댄스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어서 걱정이 앞섭니다. 하지만 꾸준한 연습을 해서인지 박수갈채가 쏟아집니다. 함께 동행 하신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준 것처럼, 아이들도 우리를 위하여, 아리랑 노래를 따라 부르며, 멋진 춤을 선보여줍니다.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준 것에 대하여 큰 감동을 받습니다.

7월 22일입니다. 오늘은 한글세계화운동연합의 필리핀 본부에서 한국어 교육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교실에 들어가기 전, 차안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창밖으로 시선을 두고 있는데, 아이들이 골목에서 비를 흠뻑 맞으며 맨발로 공놀이를 합니다. 아무걱정도 없는 아이들이 진흙탕에서 노는 것을 보고 있으니 풍경이 낯설게 다가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장대비를 맞아가며 맨발로 다니고 있습니다. 그 모습들이 안타깝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유롭게 사는 모습이 부럽기도 합니다. 비가 그치자 어제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본부로 모여듭니다. 막내인 저는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맞추어 나의 소개를 하고, 수업을 진행합니다. 아이들에게 한국어로 질문을 할 때 기절초풍할 일이 생깁니다. 질문에 거리낌 없이 대답하는 아이들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한국어가 얼마나 쉬운 글자인지 바꼴의 아이들을 가르쳐보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갈매기의 꿈>은 미국의 소설가 리처드 바크가 쓴 우화소설입니다. 작가는 갈매기를 등장시켜 비행에 대한 꿈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갈매기의 일생을 통해 초월적 능력을 일깨워줍니다. 갈매기 조나단은 먹기 위해 하늘을 나는 다른 갈매기와는 달리, 비행 그 자체를 사랑하는 갈매기입니다. 진정한 자유와 자아실현을 위해 고단한 비상의 꿈을 꿉니다. 저는 어느새 친구들과 달리, 차원 있는 삶을 사는 조나단 갈매기가 된 느낌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이곳 아이들에게도, 멀리 앞날을 내다볼 줄 아는 차원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7월 23일 아침입니다. 오늘은 한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내가 이 자리까지 와서 귀한 사람들을 만나고 한국어를 가르친 일이, 신의 섭리(燮理)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어떻게 미국에서 10년씩이나 공부를 하고 돌아온 이태호 선생님과, 이수연 선생님, 서강대학교 4학년 졸업반인 김희원 선생님 등과 함께 이 자리에 설 수 있겠습니까? 이곳 필리핀 바꼴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경험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일이라고 다짐해봅니다.

한글세계화운동연합의 구성원들과 선생님들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있으면서 편안하고 서로 챙겨주고, 한국어도 한국문화도 더 가르쳐 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행복합니다. 이제 필리핀공항으로 갈 시간이네요. 이 소중한 만남이 영원으로 이어질 수는 없는 것일까요? 나는 지금 10대입니다. 하지만 한글세계화운동연합의 일원이 되어 한국어교사로 일하고 싶습니다.

대학교의 한국어학과에 들어가서 공부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익혀서, 세계 각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나의 목표는 오직 한국어를 세계에 보급하는 일입니다. 나의 목적은 한국어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나의 목표와 목적이 달성되는 그날까지 추우강남(追友江南)하는 삶이 아닌, 차원 있는 삶을 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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