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교육

한글(한국어)세계화운동연합

HANGUL GLOBALIZATION MOVEMENT UNION

초급

309. 주고받은 은혜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 2021-12-19 12:57:00
  • 223.38.86.107

 

조선시대 영조 때의 일입니다. 서울에서 주서(注書) 벼슬을 지내던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그만 벼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그만두게 되니 살아갈 길이 막막하여 고향인 충청도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내려가는 도중에 선비는 뜻밖에도 길에 쓰러져 있는 두 내외를 발견하였습니다. 부부 사이에는 어린 여자애까지 있었습니다.

“웬 사람들이오? 이 추운 날 눈 위에 쓰러져 있다니…….”

“저희들은 시골에서 살다가 생활이 여의치 못해 서울로 가는 길이었지요. 그런데, 도중에 여비가 다 떨어진데다 아이가 병에 걸려 죽을 지경이 되어 말았습니다.” 선비는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들을 가까운 주막으로 데리고 가 음식을 주문하는 한편 의원을 불러서 어린애의 약을 짓도록 했습니다.

다음날 서로 헤어질 때 선비는 자기에게 남아 있던 돈을 노자로 주었습니다.

“참으로 고마우신 분입니다. 이 은혜를 갚을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사오나, 어디 사는 뉘신지 알려 주시고 떠나십시오.”

“이름을 알릴 일도 못되는 것을……. 그저 주서(注書)를 지낸 이가(李哥)라고만 알려 드리리다.” 선비는 이렇게 말하고 자기 갈 길을 떠났습니다.

그 뒤 15, 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서울로 올라왔던 사람은 김한구로서 당시 병들었던 어린 딸아이는 자라서 영조대왕의 계비(첫 왕비가 죽은 뒤 다시 뽑힌 왕비)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왕비는 영조에게 자기의 지난날을 이야기하자 “참으로 갸륵한 일이구려, 전에 주서 벼슬을 지낸 사람 중에 충청도가 고향인 이 아무개를 수소문하여 곧 입궐하라는 명을 전하라.”

그 선비는 입궐하여 융숭한 대접을 받고 높은 벼슬 자리에 올랐습니다.

게시글 공유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