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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세계화운동연합, <가을꽃자리>/ 코로나가 뭐길레 미얀마를 울리고 세계를 울린 선한이웃 100인이 눈물로 쓴, 시(詩)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 2021-12-14 1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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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자리>

- 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우리 모두의 가족이야기

김균배/한글세계화운동연합 미얀마본부장. 아시아지역추진위원장

 

자식들이 보고 싶은데/코로나 때문에 못 와요//온다고 해도 멀리서만 바라봐요/나는 3층에서 창문을 열고 내려다보고/딸은 주차장에다 차를 대놓고 올려다봐요/손을 흔들면서 서로 울어요/지옥이 따로 없지요// - 생략

이 시는 천안 선한이웃요양병원에 입원한, 88세 김공순 할머니가 <코로나가 뭐길레>라는 제목으로 쓴 시다. 몸이 안 좋으니까 딸이 병원에 데려다 주었다고 적고 있다. 자식들이 보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만날 수 없다는 내용이가슴을 아리게 한다.

​아비규환(阿鼻叫喚)이라는 말이 있다.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참상이라는 뜻이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호흡기 감염질환은 지구촌의 일상생활을 뒤흔들어 놓았다. 부모와 자식이 만나고 싶어도 주차장에서 올려다보고, 3층에서 내려다봐야 하는 등의 비극을 우리 모두가 이 글을 읽는 오늘까지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랬다. 코로나 19로 국경을 넘나드는 일이 마비된 채, 한글세계화운동연합(이하 한세연, 오양심 이사장)미얀마 본부(김균배 본부장)는, 2020년 10월 25일 비대면으로 설립되었고, ‘글로벌게이트웨이대학교 미얀마’와 ‘저드슨국제신학대학원’과의 협약도 비대면으로 체결되었다.

이 험난한 와중에도 한글세계화운동연합은 한글세계화를 위하여 거침없이 비대면으로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가을꽃자리>는 한글세계화운동연합에서 한글날 575돌을 맞이하여, 제8회 세계한글글쓰기대전 행사로, 선한이웃 100인의 시(詩)를 한데모아 엮은 것이다.

▲구입처/ 교보문고, 한글세계 010-2975-4624


이 시집에는 전 세계의 일상을 일순간 마비시켜버린,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위로해야 할 바이러스가 후회하면서, 용서하면서, 힘을 주면서 내포되어 있다.

​가족이야기, 이웃이야기, 희망이야기, 사랑이야기, 한글이야기 같은 평범한 가치의 소중함이, 솔직담백한 언어로, 선한이웃 100인의 <가을꽃자리>에 오롯이 담겨있다.

​이 시집에는 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우리 가족의 이야기 등으로, 인간이라면 모두가 당면한 그리고 당면할 가을꽃자리에서의 일상생활이, 또한 한글이야기가 한국을 넘어 미얀마는 물론, 전 세계에서 큰 울림을 낳고 있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어
코로나도 없어졌으면 좋겠어
감옥에 갇혀 있는 것 같아서 힘들어

자식들과 함께
산에 꽃 보러 가고 싶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진달래꽃
오순도순 핀 꽃들이 우리 아이들 같거든

이 시는 <진달래꽃이 좋아>라는 제목으로, 84세의 안복순 할머니가 썼다. 풍이 와서 말이 어눌해지고 몸이 굳어가다 보니 병원에 왔는데,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는 내용이다. 퇴원을 해서 집에 가면 자식들과 손잡고 진달래 꽃구경 가기를 희망한다.

​코로나 때문에/불편한 일이 많다/병원 환자들이 몇 년째 병실에 갇혀서/가족을 만나지 못한 일이/가슴 아프고 안타깝다//

<할 수만 있다면>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쓴 58세 안지수는 선한이웃요양병원의 간호사이다. 쉬는 날이 되면 동료 세 명과 함께 하루에 세 군데씩, 한 달이면 여러 군데 회진을 돌면서 의료봉사를 했는데,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돌봐주었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안부가 궁금하다고 적고 있다. 틀림없는 우리 사회의 환한 등불이다.

​장가를 못 갔다/형하고 함께 살다가 왔다/치료를 받을 때도 안 받을 때도/형 생각만 난다//형!/하고 부르면/목구멍에서 눈물이 차오른다/형이 보고 싶다//


64세 김동화는 <형을 부르면>이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옆구리가 아파서 병원에 왔는데, 형이 보고 싶다는 짧은 글속에서, 형제간의 우애를 엿볼 수 있다. 동생이 하루빨리 건강해져서 형 곁으로 갔으면 좋겠다.

​돈 조금 모아둔 것 정리해서
아내부터 자유롭게 보내 주었어요.
자식들도 나름대로 잘 살아요.
마음을 비우고 사니까
홀가분해서 좋아요.

신귀철은 72세이다. 건강은 자신 있게 살았는데 어느 날 예고 없이, 머릿속에서 별이 쏟아지더니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땅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고, 이 병원 저 병원 신세를 많이 지다가 아내에게 자유를 주고난 후 마음을 비웠노라고 <홀가분하다>​는 시를 썼다.

장남 노릇도 못하고/어릴 때부터 엄마 가슴에/동생들 가슴에 못을 박고 살고 있다/엄마 미안해, 정희야 성식아 미안하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쓴 강관식은 60세이다. 엄마가 얼굴이 피어나지 않는다고 병원에 가보자고 해서 검사를 해보니 신부전증이었다고 적고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약을 챙겨 먹지 않았다고 후회하고 있다. 신장이식 수술을 했고 20년이 지난 후에야 혈액투석을 다시 하고 있다고 가족에게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아이들 교육하기
가족에게 잘하기
부모님께 효도하기
잘하려고 노력했다.

휠체어를
벗어던진다면
무엇을 붙잡을 수 있을까?


<후회>를 쓴 최기철(70세)은 당뇨합병증이다. 염증이 생겨 두 다리를 자른 후 휠체어를 타고 있다. 살아온 날을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적고 있다.

정든 환우들과 헤어지고 쉽지는 않지만
손 흔들면서 집으로 돌아갈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84세 박연희는 <집으로 가는 길>을 적고 있다.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손 흔들면서 집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희망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삶이 아닐까 싶다.

그림 그리는/재미로 산다/그림 속의 나는/건강해서 좋다//


<자화상>을 쓴 79세의 김갑웅은 파키슨 병을 앓고 있다. 퇴행성 뇌 질환으로 걷기가 힘들고 허리가 굽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지만, 그림그리는 일을 낙으로 살면서, 젊은 날을 추억하는 모습이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숨 쉬는 게 힘들어서 왔어/술 많이 먹어서 그래/투석도 하고 있어//집에 가고/싶어도 못가/여기가 종착역이거든//밥 먹을 때마다/가족들이 생각나/잠잘 때 생각나면 뒤척거려//창문을 열고/하늘을 올려다보면/그리운 얼굴들이 눈물처럼 빛나//


박영식은 58세이다. <그리운 얼굴들>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썼다. 살아있지만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는 글이,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의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는 고사성어의 위력을 잃게 한다. 인생의 종착역은 집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곳이다. 끈기 있게 노력하여 건강을 되찾아 집에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공공장소에서
만난 영정이 말한다

인생을 다시 살 수만 있다면
더 어리석은 바보가 되겠다고
매시간 지혜롭게 살아가는 일원이 되어서
의미 없이 사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겠다고
아침 햇살과 함께 세상을 밝게 비추고 싶다고
아름다운 석양은 놓치지 않고 들여다보겠다고
우산을 챙기기 전에는 대문을 나서지 못했는데
가장 간편한 차림으로 훌쩍 여행도 떠나겠다고


<너는 할 수 있다고>는 제목으로 시를 쓴 65세의 오양심은, 삶과 죽음의 성찰을 집약하고 있다. 교통사로로 사경을 헤맨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난 오양심은, 선한이웃요양병원의 환자이다.선한이웃사랑병원이라는 공공장소에서 만난 영정이, 산사람에게 말해주었다는 글이, 의미심장하다.

가족이
보고 싶어도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
집에 가면 사진부터 찍을 거야!


이 시는 <가족사진>이라는 제목으로 65세 최옥명이 썼다. 풍 맞고 오른쪽이 마비되어 병원에 입원했는데, 많이 좋아졌다고, 퇴원하면 아내에게 잘해주고 싶다고 적고 있다. 다만 손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되어, 손안에서 사진을 찍는 일이 일상생활이 되었지만, 그 흔한 가족사진이 없다고 후회하고 있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는 경종을 울린다.

할아버지는/ 한글로 아버지를 가르치고/아버지는 한글로 나를 가르쳐주셨다/대를 이은 한글 속에는 말씨가 들어 있다/글씨가 들어 있다. 영혼이 꽃피고 있다//


67세 신락균은 <대한민국 보물 1호 한글>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썼다. 세종대왕이 하늘의 뜻을 받아 가 갸 거 겨 나 냐 너 녀……,한글을 읽기 쉽고 쓰기 쉽고 배우기 쉽게 창제하여 주셨다고 했다. 한국 보물 1호 한글을 들고 나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여 세계보물 1호로 만들겠다고 선포하고 있다.

당신 손으로
밀알 하나를 땅에 떨어뜨려
썩은 기적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오일영은 66세이다. <지금은 한 알의 밀알이 필요할 때>라는 제목으로 시를 썼다. 십자가에 못 박힌 당신의 핏자국에서 그리고 못 자국에서는 잎이 피고 꽃이 핀다고, 단비가 내리고 꽃비가 내린다고, 간절하게 적고 있다. 우리는 믿는다고, 당신이 주신 목숨의 새순으로 당신을 깊게 넓게 크게 높이겠다는 시 앞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숙연함이 느껴진다.

​죽는 날까지/혈액투석을 해야 한다는데/이곳 요양병원에서/언제까지 있을지도 모르는데//그래도 오늘은/자랑스러운 한글로/시를 쓸 수 있어서/참으로 행복하네//세종대왕님! 한글을/만들어 주셔서 고마워요//

71세의 윤종순은 바위 위에 앉아 하늘을 보면서, 파란 하늘에 흘러가는 뭉게구름을 보면서, 시원한 바람이 야윈 뺨을 스칠 때, 자신도 모르게 구름이 되어 흘러가고 있다고 <한글날 575돌에>이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이렇게 좋은 날 이렇게도 좋은 날 가족과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쓴 시를 읽으니, 차마 대신 아파줄 수도 없는 측은지심이 눈물로 온 가슴에 고여 든다.

​<가을꽃자리>는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지켜야 하는 도리를 말하고 있다. 부모에게 효도하기, 가족과 친하게 지내기, 젊음을 낭비하지 않기, 봄에 씨 뿌리기 등이다. 일에는 항상 때가 있고, 때를 놓치면 뉘우쳐도 소용없다는 것을 시(詩)로 강조하고 있다.

가을꽃자리에 앉아 있는 우리 모두는 시인이다. <가을꽃자리>는 코로나 시대를 당면하고 있는 또한 인생의 우여곡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이 시집이 입소문을 타고 미얀마까지 국경을 넘어왔다. 사람과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우는 시를 돌려가면서 읽었다. 이곳 미얀마는 물론 세계 각국의 한글세계화운동연합 본부장들한테서 가슴이 먹먹하다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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