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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한국어)세계화운동연합

HANGUL GLOBALIZATION MOVEMENT UNION

세계한글글쓰기대전

[산문] 잘못 표기한 한글로 담임선생님 경찰선생님이 되다/ 이가은. 일본 <제1회 세계한글글쓰기대전 수상작품>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 2021-04-13 10:24:00
  • 120.50.72.150

이가은/ 일본 동경한국학원

 


제가 본격적으로 한글을 배운 것은 동경한국학교 현재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입니다. 저는 일본에서 태어나 유치원까지 한글을 많이 접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바쁘셨고 하루 9시간동안 유치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저를 위해 제가 자주 쓰는 한국어를 발음대로 히라가나로 고쳐서 유치원 선생님들께 메모도 남기는 등 노력도 하셨다고 합니다.

그 노력은 오래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는 자동적으로 한국어보다는 일본어에 익숙하게 되었고 한글보다는 히라가나에 더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동경한국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 저는 한글의 매력에 쏘옥 빠졌습니다. 그리고 또래 친구들이 한국어를 잘 말하고 한글을 자유롭게 쓰고 읽는 모습에 저 또한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것이면 모든지 다 한 것 같습니다. 학교 보습은 물론이고 동경한국학교 부속 토요학교 한국어 수업 등 정말 하루에 10시간 이상은 한 것 같습니다.

한글에 관한 정말 웃지 못한 사건이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입니다. 저희 담임 선생님은 아주 예쁘고 피아노를 잘 치는 박미경 선생님이셨습니다. 선생님은 아마도 국어시간에 저희들에게 웃어른의 이름을 말할 때 이름에 ‘자’를 붙여서 대답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서툰 한글로 알림장에 칠판에 예시로 적혀진 담임 선생님의 이름을 ‘박’자 ‘미’자 ‘경’자를 잘못 받아 적은 것 같습니다. 제 알림장에 ‘박자미자경찰선생님’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 있게 엄마에게 알림장을 펼치며 우리 담임 선생님은 ‘박자미자경찰선생님’이라고 자랑스럽게 읽어드렸습니다. 그때 전 경찰이라는 멋있는 한글을 배웠었고 담임 선생님을 경찰선생님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제가 경찰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너무 강조했고 엄마는 ‘선생님이 경찰관이었다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셨나? 대단하시네.’라고 생각하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엄마는 제가 경찰선생님이라고 강력하게 말했기에 의심하면서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하셨다네요.

그 일이 있은 후 엄마는 학교 모임에 참석하셨고 다른 친구 엄마들께 담임 선생님께서 경찰 출신이었는지 조심스럽게 물으셨다고 합니다. 가은이가 알림장에 ‘박자미자경찰선생님’이라고 적어왔다며…. 그러자 한 엄마가 엄청 웃으며 웃어른을 호칭할 때 ‘자’를 붙인다는 것을 알려줬다는데 혹시 ‘박’자 ‘미’자 ‘경’자를 잘못 적은 것 아니냐며 한 참을 웃으셨다고 합니다.

다른 엄마들도 자신의 아이들이 ‘박’자 ‘미’자 ‘경’찰 선생님이라고 불렸다네요. 저의 잘못된 한글 표기로 담임 선생님께서 경찰선생님이 되신 사건은 6년이 지난 후에도 저희 집에서 웃음꽃을 피우는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가끔씩 놀리는 동생이 얄밉긴 하지만 모두 함께 웃을 수 있으니 좋습니다.

저는 한글이 너무도 아름다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 땅, 사람을 본떠 모음을 만들고,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 자음자를 만든 아주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이 제가 가장 존경하는 위인이기도 합니다. 그런 한글을 제가 쓸 수 있고 읽을 수 있고 말할 수 있다는 게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요즘은 외래어, 줄임말이나 비속어 등 무분별하게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아름다운 한글을 아름답게 쓰고 아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전 한글사랑의 첫걸음이 항상 말을 할 때 바르고 고운말을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부터 생활에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한글 사랑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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