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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나의 꿈을 찾아준 한글/ 구가령 일본 <제1회 세계한글글쓰기대전 수상작품>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 2021-04-13 0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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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령(동경한국학원)

 

고등학생이 되자 주위 친구들은 모두 각자의 목표와 꿈을 쫒기 위해 스스로의 위치에서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일도 없었기 때문에 삶의 방향에 대한 갈피를 전혀 잡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보조 선생님 역할을 할 ‘토요학교’ 봉사활동을 모집하고 있었다. 토요학교는 말 그대로 토요일에 격주로 운영되는 학교이다. 일본에 사는 재외동포들이 타국에서도 한국인으로서의 신념을 갖추고 애국정신을 함양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나는 토요학교에서 선생님들을 도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유치원 아이들을 돌보고 공부를 가르치게 되었다.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대다수였고 먼저 아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언어를 배우는 데에 있어서는 항상 처음과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 왠지 모를 책임감과 의무감이 생기기도 하였다. 어떻게 하면 더 쉬운 방법으로, 혹은 재미있게 한글을 가르칠 수 있을지 혼자만의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처음 일본에 와서 히라가나와 카타카나(일본의 문자)를 어떻게 공부 했는가에 대한 기억부터 거슬러 올라가기로 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일본에 온 나는 하루라도 빨리 일본어를 공부를 하고 싶었다.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일본어를 구사하는 것 보다는 글을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거다. 아이들이 한글을 배우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다 관심사를 찾아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관심사가 무엇이냐 물어 보았지만 역시나 공통적인 분야를 찾기는 어려웠다.

문득 활동적으로 할 수 있는 놀이를 제안했고 아이들 역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앉아만 있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이 제안은 꽤 효과가 있는 듯 했다. 담당 선생님과 나는 한국의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고 놀이의 이름을 쓸 수 있어야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은 민속놀이를 체험하기 위해 공기놀이, 제기차기 그리고 강강술래 등의 놀이의 이름을 종이에 한 글자씩 내려 적기 시작했고 민속놀이를 직접 체험했다. 나는 공기놀이를 하던 한 아이가 공기 대신 지우개로 공기를 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을 목격한 나는 실제로 예전에는 엄지손톱 크기의 표면이 잘 마모된 돌 등을 주워서 공기를 하였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한글을 가르쳐주기 위해 시작된 놀이였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민속놀이와 그것의 유래 등을 알려주며 한글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려주게 되었다.

처음 봉사를 했을 시기에는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하는 친구들이었지만 1년이 지났을 쯤에는 자신이 전하고 싶은 말을 문장으로 적어 내려가는 친구들을 보며 적지 않은 감동과 기쁨을 느꼈다. 한글을 신기해하고 호기심을 가지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뿌듯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점과 한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러웠고 영광스럽기도 하였다. 비로소 나는 내 꿈을 찾게 되었다. 목표를 세워 꿈을 쫓기 위해서 실천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학교와 국제 교류회를 맺었는데 그 기회에 최대한 한국과 한글에 대해 많이 알리고 싶었다. 그러나 교류회에서 만난 친구들은 케이팝 가수를 좋아한다며 이미 한글을 조금 읽을 수 있는 친구들이 많았고 한국말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한글을 공부하는 것은 쉽다고 했다. 한글의 글자 수가 24개인 것에 반해, 일본은 히라가나와 카타카나, 게다가 한자까지 외워야 한다. 알파벳 또한 26자에 소문자와 대문자 그리고 필기체를 모두 더하면 100자가 거뜬히 넘는다. 따라서, 한글을 배우기 쉬웠고 영어를 더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어로는 영어 알파벳 알(R)에 ‘ㄹ’을 발음할 글자가 없다. 그래서 ‘아루’라고 발음하지만 한글로는 알파벳R을 ‘알’로 표현할 수 있다. 때문에, 한글을 공부한 그 친구들은 영어 발음에 더 능숙해졌다고 말했다. 나는 이것이 한글의 우수성이자 위대함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친구들에 비하면 내가 꿈을 너무 늦게 가진 것 같다고 느낄 때가 많지만 이제라도 진정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어서 매우 기쁘다.

지금은 일본에 살며 또래 친구들과 교류를 맺고 한글의 우수성과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지만 나중에는 일본 전역을 넘어서 아시아, 유럽 그리고 아메리카의 여러 나라에 직접 방문해 국위 선양을 하리라 굳게 믿는다. 해외에 나가 여행을 하며 내가 그 나라의 언어와 글자를 배우며 한글과 차이를 찾아보기도 하고 반대로 외국인들에게 내가 한글의 위대함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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