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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나의 한글 이야기/ 권유진. 천안오성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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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28 0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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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유진. 천안오성고 2학년

 

‘농아’란?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소리를 못 듣고, 소리를 못 들으니 말하는 것도 잘 안 되는 사람들을 말한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를 따라 서울 양재동에 있는 한 교회에 갔었다. 나랑 아버지는 종교가 없지만 아버지의 인연으로 교회에 갔고, 그 교회에 들어갔을 때의 느낌은 굉장히 조용했다.

 

“음~~~”하는 소리만 들렸을 뿐 조용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교회는 농아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곳 이었다. ‘농아’라는 단어를 그 때에는 몰랐고, 의사소통을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지만 그 분들이 서로 수화로 소통하고, 눈치껏 알아내거나 몸의 움직임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을 보아서 ‘농아’의 뜻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나도 평소에 소통에 문제 있을 때가 많았다. 살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 못해서 서로 오해가 있기도 했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잘 하지 못하거나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한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한글에 대해 쓰고, 읽고, 말하고, 듣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살아가면서 부모님과 대화, 또래 아이들과의 놀이, 어린이 집과 유치원을 다니며 우리말에 대해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방법을 배우며 성장한다.

 

요즘에는 유치원 때부터 조기 영어교육이 중요하다고 해서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데 우리말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 같고, 우리말을 완벽하게 소화한 후 영어를 배워야 하는데 둘 다 어중간 해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아버지께서는 “예전엔 글도 못 읽고 쓰지도 못한 채 국민학교에 입학했던 아이들이 많았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아버지 친구의 예를 들은 적도 있는데, 아버지 친구가 대학시절 영어동아리 회장이었는데 “동아리후배가 들어오면 무조건 수업하는 과정 중에 우리말 교육을 했고, 대학에서는 우리말관련 수업을 듣게 했다.”고 하셨다. “우리말 실력이 안되면 영어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고 하셨다.

 

나는 어린이 집 시절 ‘권’에서 특히 ‘ㅝ’라는 것이 획수도 많고, 익숙하지 않아 글을 쓰는데 힘들어 했지만, 선생님이랑 유치원 여자아이가 ‘ㅜ’와 ‘ㅓ’에 대해 서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서 극복했던 것과 초등학교 때 방송반 아나운서를 할 때, 아침 조회마다 미리 작성된 정해진 멘트만 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한 문단에 마지막 글자를 읽고 다음 문단이 아니라 다음 다음 문단을 읽는 실수를 한 일도 있었다. 나에게 지금은 익숙한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의사소통의 기본에 대해서 힘들게 익혀왔던 과정들이었다.

 

현재는 정보가 중요한 시대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데 나는 초등학교 때까지 휴대폰이 없었다. 그 때는 휴대폰이 없어도 의사소통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 휴대폰을 가지고 있던 친구들을 보면서도 전혀 부럽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휴대폰이 없으면 어떻게 살지? 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하여 온라인수업을 하면서 더 느끼고 있다. 이것이 편리하다고 하지만 우리말을 많이 파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말을 하고 듣는 것이 줄어드니 서로의 감정표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잘못된 맞춤법이 오히려 올바른 맞춤법으로 알게 되는 점이 있는 것 같다 .

 

또 영어와 한글을 합쳐놓기도 하고, 줄임말을 쓸데없이 많이 사용하여 아름다운 한글을 훼손시키고, 잊어버리게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휴대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과 소통이 차단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신조어 테스트라면서 못 맞추면 “세대차이 난다.”라고 무시를 하는데 나는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시험기간에 공부하느라 “밤샜냐?”라는 말을 하는데, ‘밤을 새다’라는 말은 ‘밤을 하나하나 숫자 새듯이 새는 것’이라고 느꼈고, ‘시간이 흘러’라는 말도 ‘강물이 흘러가듯이 시간이 흘러간다.’라는 말이라고 느꼈다. 한글이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일제강점기 우리민족을 말살하기 위해 한글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때 우리 조상들은 한글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기도 했다. 한글은 우리의 자랑 인 것 같다. 대한민국이 지금보다 더 강해지고, 한국문화를 더욱더 자랑하려면 우리말을 잘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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