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한국어)세계화운동연합
다만, (가) 쉼표 없이도 열거되는 사항임이 쉽게 드러날 때는 쓰지 않을 수 있다.
(나) 열거할 어구들을 생략할 때 사용하는 줄임표 앞에는 쉼표를 쓰지 않는다.
문장 안에서 같은 자격의 어구가 연이어 나올 때는 기본적으로 각 어구들 사이에 쉼표를 쓴다. 쉼표로 연결되는 어구에는 단어도 있을 수 있고, 구나 절 형식도 있을 수 있다. 쉼표는 각 어구들을 구분하는 기능을 하며, 읽을 때에 호흡을 조절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열거되는 어구 중에 마지막 어구 앞에 ‘그리고’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그리고’ 앞에 쉼표를 써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어구를 열거할 때 쓰는 쉼표는 ‘그리고’를 대신하는 것이다. 따라서 쉼표와 ‘그리고’를 함께 쓰는 것은 일종의 중복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 경우에는 쉼표를 쓰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열거되는 어구 중에 맨 앞의 어구 뒤에 ‘그리고’를 쓰고 이어지는 어구들은 쉼표로 열거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그리고’ 앞에는 쉼표를 쓰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쉼표는 같은 자격의 어구들이 열거되어 있음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부호이므로 쉼표 없이도 그러한 사정을 분명히 알 수 있는 경우에는 쉼표를 쓰지 않아도 된다.
열거할 어구들을 생략할 때에는 줄임표를 쓰는데, 이때 줄임표 앞에는 쉼표를 쓰지 않는다.
제4항의 (2)’는 ‘제4항의 (1)’의 연장선에 있는 쉼표의 용법이다. 나열된 어구들을 짝을 지어서 구별할 때 그 사이에 쉼표를 쓴다.
아라비아 숫자를 이용하여 이웃하는 수를 개략적으로 나타낼 때 각각의 숫자 사이에 쉼표를 쓴다. 여기서 이웃하는 수란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수를 가리킨다.
여러 가지 내용을 열거할 때 사용하는 ‘첫째, 둘째, 셋째……’, ‘먼저, 다음으로, 마지막으로……’ 등과 같은 어구 다음에는 쉼표를 쓴다.
‘그리고, 그러나, 그런데, 그러므로……’ 등과 같은 접속 부사의 뒤에서는 쉼표를 쓰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접속 부사와 쉼표의 기능이 중복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쉼표는 꼭 접속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므로, 글쓴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접속 부사의 뒤에서도 쉼표를 쓸 수 있다.
문장의 연결 관계를 분명히 하고자 할 때는 절과 절 사이에 쉼표를 쓴다. 그런데 이 말은 문장의 연결 관계가 쉼표 없이도 분명히 드러난다면 (15)처럼 쉼표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16)처럼 한 문장에서 절과 절 사이에 쓰는 쉼표와 여러 어구를 열거할 때 쓰는 쉼표가 동시에 쓰이는 경우가 있다. 각각의 쉼표는 저마다의 기능을 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이 쓰는 것을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17)처럼 절과 절 사이에 쓰는 쉼표를 생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장의 연결 관계는 연결 어미만으로도 어느 정도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같은 말이 되풀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일정한 부분을 줄여서 열거할 때는 쉼표를 사용하여 어구 간의 연결 관계를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독립 성분은 다른 문장 성분들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아니하고 따로 떨어져 있는 성분으로서, 부르거나 대답하는 말은 대표적인 독립 성분이다. 이런 말 뒤에는 쉼표를 씀으로써 다른 문장 성분들과의 경계를 분명하게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별한 감정을 넣어 이런 말들을 사용할 때는 쉼표 대신 느낌표를 쓸 수 있다. [‘제3항의 (4)’ 참조]
한 문장 안에서 앞말을 ‘곧’, ‘즉’, ‘다시 말해’, ‘이를테면’ 등과 같은 어구로 다시 설명할 때 앞말 다음에 쉼표를 쓴다.
문장 첫머리에 ‘곧’, ‘즉’, ‘다시 말해’, ‘이를테면’ 등과 같은 어구가 나올 때 그 뒤에 쉼표를 쓸 것인지 말 것인지는 글쓴이가 임의로 판단해서 정할 수 있다.
한 문장 안에서나 문장 첫머리에서 앞말의 내용을 전환하거나 앞말과 반대되는 내용을 기술할 때 사용하는 어구인 ‘반면(에)’, ‘한편’ 등의 뒤에 쉼표를 쓸 것인지, 쓰지 않을 것인지도 글쓴이가 임의로 판단해서 정할 수 있다.
문장 앞부분에서 조사 없이 쓰인 제시어나 주제어는 독립 성분과 같은 성격을 가진 말로서 그 뒤에 잠시 휴지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여 제시어나 주제어의 뒤에는 쉼표를 쓴다.
한 문장에 같은 의미의 어구가 반복될 때 앞에 오는 어구 다음에는 쉼표를 쓴다. 여기서 쉼표가 하는 역할은 앞말의 의미를 보충적으로 제시해 주는 뒷말을 앞말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잠시 쉬었다가 읽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조항은 앞말을 다시 설명하는 ‘곧, 다시 말해’ 앞에 쉼표를 쓰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34)의 ‘거북선’과 (35)의 ‘순애’ 뒤에는 쉼표를 썼으나 (36)의 ‘내 가장 친한 친구’ 뒤에는 쉼표를 쓰지 않았다. 같은 의미의 어구가 반복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두 부류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36)에서 ‘내 가장 친한 친구 순애’는 굳이 쉼을 두어 읽을 만한 자리가 아닐뿐더러, ‘내 가장 친한 친구인 순애’와 같이 써도 자연스럽게 읽히는 것으로 보아 단순한 수식-피수식 관계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때는 쉼표를 쓰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도치문에서 도치된 어구를 특별히 구분하여 드러내고자 할 때 쉼표를 쓴다. 특히 (38), (39)처럼 서술어가 다른 문장 성분의 앞에 나올 때는 쉼표를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어떤 어구가 바로 다음 말과 직접적인 관계에 있지 않음을 나타낼 때 쉼표를 쓴다. 앞에 나오는 말은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말과 ‘주술 관계’, ‘수식 관계’ 또는 ‘접속 관계’ 등에 놓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때로는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말과 직접 관계를 맺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쉼표를 쓰지 않으면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말과 직접 관계를 맺는 것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쉼표를 쓴다.
본문의 첫째 예)는 쉼표를 사용함으로써 ‘우는 사람’이 갑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쉼표를 쓰지 않으면 ‘우는 사람’은 갑돌이가 된다. 본문의 둘째 예)도 쉼표를 사용함으로써 ‘철원’과 접속 관계에 있는 어구가 ‘강원도 산간 지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쉼표를 쓰지 않으면 ‘철원’과 접속 관계에 있는 어구는 ‘대관령’이 된다.
[붙임 1] 이때는 쉼표 대신 줄표를 쓸 수 있다.
[붙임 2] 끼어든 어구 안에 다른 쉼표가 들어 있을 때는 쉼표 대신 줄표를 쓴다.
강조나 부가 설명 또는 예를 들기 위하여 중간에 어구를 삽입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어구를 문장 안의 다른 어구들과 구분하기 위하여 해당 어구의 앞뒤에 쉼표를 쓰며, 쉼표 대신 줄표를 쓸 수 있다.
삽입한 어구 안에 쉼표가 있을 때에는 삽입한 어구의 앞뒤에는 쉼표를 쓰지 않고 줄표를 써야 한다.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쉼표가 한 문장 안에 쓰이게 되면 해석상 혼동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끊어 읽지 않아도 되고 따라서 쉼표를 쓰지 않아도 되는 어구이지만, 끊어 읽음으로써 해당 어구를 두드러지게 하려는 의도로 특정 어구의 뒤에 쉼표를 쓸 수 있다.
짧게 더듬는 말임을 나타낼 때 그 더듬는 요소 사이에 쉼표를 쓴다.
[붙임] ‘쉼표’ 대신 ‘반점’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있다.
종전 규정에서 ‘쉼표’는 문장 중간에 쓰이는 반점, 가운뎃점, 쌍점, 빗금 등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었지만,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반점’이라는 용어는 잘 쓰이지 않고 ‘쉼표’가 부호 ‘,’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여 왔다. 이와 같은 언어 현실과 규범상의 괴리 때문에 교육 현장 등에서는 적잖은 혼란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개정안에서는 부호 ‘,’를 가리키는 기본적인 용어로서 ‘쉼표’를 인정하여 언어 현실에 부합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반점’이라는 용어도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용어 교체로 말미암아 둘 중 어느 것이 맞고 틀리느냐의 문제는 생기지 않도록 하였다.
한편, 종전 규정에는 ‘100,000원’과 같이 수의 자릿점을 나타낼 때 쉼표를 쓸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런데 이 용법은 개정안에서 정의한 문장 부호, 즉 문장의 구조를 드러내거나 글쓴이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부호가 아니라서 제외하였다. 그러나 이는 쉼표의 이런 용법이 문장 부호에 해당하지 않아서 규정에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지, 수의 자릿점을 나타내는 부호로 쉼표를 활용하는 것을 막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쉼표는 어구 연결, 절 접속, 휴지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부호이다. 그러다 보니 한 문장 안에서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쉼표가 연이어 쓰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쉼표를 일일이 쓰게 되면 오히려 글을 읽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쉼표는 그 속성상 대부분은 반드시 써야 하는 부호는 아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판단해서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쓰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쉼표를 쓰는 것이 오히려 글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거나 불편을 준다고 판단될 때에는 적절하게 조절하여 쓰면 된다.
■ 쉼표의 띄어쓰기: 쉼표는 앞말에 붙여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