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한국어)세계화운동연합
추운 겨울날, 시골 두메의 논두렁길을 헐벗은 스님 한 분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저쪽에선 어떤 젊은이가 말을 타고 툭툭한 옷을 몸에 감고 오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두 사람은 논두렁의 외길에서 마주쳤습니다. 어느 한 쪽이 비키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말 위의 젊은이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스님을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어서 길을 비키라는 눈치였습니다. 그러나 길을 비키자니 좌우는 얼음이 언 논이라서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참다 못한 젊은이는 말을 몰아 앞으로 다가서더니 발로 스님의 얼굴을 걷어찼습니다. 스님은 두 팔을 허우적거리다가 논바닥에 굴러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스님은 뻘투성이가 되어 일어섰습니다.
젊은이는 스님을 차서 자빠뜨리고는 말에 채찍질을 하고 얼른 지나가려다 문들 말을 멈추었습니다. 아까 스님을 찰 때 가죽신이 그만 벗겨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신은 논바닥 한가운데에 그것도 스님이 빠진 자리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젊은이는 당황했습니다. 신을 주우러 가자니 뻘 속에 들어가야 하겠고 논바닥에는 자기가 걷어찬 스님이 흙투성이가 되어 서 있었습니다. 젊은이는 가지고 오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논바닥에서 바라보고 있던 스님은 이 젊은이의 눈치를 알아차렸습니다. 스님은 제 앞에 떨어져 있는 젊은이의 가죽신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젊은이가 서 있는 쪽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젊은이는 얼굴이 새파래졌습니다. 그러나 스림은 젊은이를 힐난하는 빛도 보이지 않고 흙투성이가 된 신발을 제 옷자락으로 닦아서 젊은이에게 주었습니다. 젊은이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었습니다.
스님은 걷어차이고 온 몸이 진흙투성이가 되었지만 얼굴엔 오히려 미소가 감돌았고 젊은이는 몸이 깨끗하고 말에 올라탔어도 얼굴은 뉘우침과 부끄러움에 일그러지고 있었습니다.
자기만 알고 남을 생각지 않는 젊은이와 같은 사람이 지금도 적지 않습니다. 비록 젊은이에게 모욕을 당했지만 이를 나무라지 않고 도리어 흙투성이가 된 신을 자기 옷으로 닦아 건네준 스님에게서 삶의 철학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 생각하는 시간
1. 자기가 겪었던 참고 겸손한 생활의 사례를 이야기해 봅시다.
2. 인내와 겸손이 왜 필요한지 토의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