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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제14대 헌강왕 때의 일입니다.
당시에는 각간 충공이 임금을 보필하면서 인재를 뽑는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각간 충공의 눈에 들기 위해 그 앞에서 갖은 아첨을 다 했습니다. 그래서 분에 넘치는 벼슬자리를 받은 사람도 적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권세 높던 충공이 병을 얻고 말았습니다.
그는 서둘러 유명한 의원들을 불러 진맥을 받았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녹진이라는 사람이 왔습니다.
“보아하니 공께서는 몸에 병을 얻으신게 아니고 마음의 병을 얻으신 듯하옵니다.”
“마음의 병? 허허 병을 낫게 하는 방법을 알고 계시오?”
“그렇습니다. 몸의 병은 약으로 고치지만 마음의 병은 밝은 이치를 깨달아 어지러운 머리와 마음을 편안케 함으로 해서 낫게 됩니다.”
“그럼 밝은 이치는 어찌 깨닫는단 말이요?”
“오늘 제가 찾아 뵈온 것이 바로 그것을 들려 드리기 위함입니다.”
“자, 이야기를 들려주시오.”
“인재를 뽑는 것은 집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만일 서까래 감이 기둥으로 쓰이고 기둥감을 서까래로 얹는다면 그 집은 큰 위험을 안고 있는 집이며 그 집을 지은 목수는 마음이 불편하여 밤에 다리를 뻗고 자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인재를 뽑을 때는 사심 없이 공정히 하십시오.”
“바른 말을 들려주어 내 마음을 이렇듯 맑게 해준 그대야말로 의원 중에 명의요. 내 그대의 충직한 뜻을 저버리지 않고 앞으로는 부끄럼 없는 삶을 살겠소.”
결국 녹진의 바른 말은 각간 충공의 굽은 마음을 폈을 뿐 아니라 잘못된 정치를 바로 잡는데 두고두고 귀감이 되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