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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람들은 조상의 무덤을 좋은 곳에 써야 그 자손이 번창하여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조선시대에 권대감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아버지가 죽자 유명한 지관을 찾아갔습니다. 권대감과 함께 묏자리를 보러 다니던 지관이 어떤 산등성이에서 말했습니다.
“그 묏자리 한번 좋구나!” 정신이 번쩍든 권대감이 이 쪽을 보니 그곳에는 초라한 무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여기가 그렇게도 좋은 자리란 말이오?” “그렇소이다. 명당이군요.” 이산에서 저보다 좋은 자리는 찾기 힘들겠습니다.
“그럼 됐소. 더 이상 볼 것도 없으니 내려갑시다.”
“하지만 저 자리에는 이미 누군가가 묏을 쓰지 않았습니까?”
“흠, 무슨 상관이오? 내가 그 자리를 쓰겠다는데 어떤 녀석이 감히 반대하겠소?”
대감은 곧 하인들을 시켜서 그 무덤을 파헤치도록 했습니다.
그 때 마을에 사는 한 농부가 헐레벌떡 달려왔습니다.
“아이고 나리! 이게 무슨 짓입니까? 이곳은 저의 아버님께서 잠드신 곳입니다.” 그래도 권대감은 끝내 자기 아버지의 시신을 그 자리에 묻었습니다.
그 날 밤 지관인 이씨의 꿈에 수염이 붉은 한 장부가 나타났습니다. “너는 어찌하여 내가 편히 잠들어 있는 곳을 다른 사람이 탐내도록 만들었느냐? 네 놈부터 화를 입어 보아라.”
이렇게 꾸짓더니 주먹으로 지관의 가슴을 쳤습니다.
그런 꿈을 꾼 지 불과 며칠 후 지관은 피를 토하고 죽었습니다.
권대감도 뜻하지 않게 나랏일을 그르친 죄로 부모, 형제, 처자가 모두 죽임을 당하는 벌을 받게 되었다.